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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두레터 Vol.09] 우리는 왜 <중경삼림>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가 상영담당자  |  2020.09.18  |  조회 22

우리는 왜 <중경삼림>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가
왕가위 <중경삼림>

특별하고도 기묘한 기억이다. 주변에 영화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렇게 <중경삼림>을 좋아한다. 그리고 왕가위도 좋아한다. 왕가위가 만든 <화양연화>, <아비정전>, <해피투게더> 등 영화를 좋아하는 씨네필이라면 한번은 봤을 법한 영화이고, 이름은 당연 들어봤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나의 특별하고도 기묘한 기억을 떠올려 보면 내가 <중경삼림>을 처음 도전해 봤을 때 그다지 인상 깊은 영화는 아니었다.
문득 의문이 들고 의심이 들었다. 과연 영화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찬양하는 영화 <중경삼림>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내 친구 중 한 명은 그 영화의 콘티마저 복기하는가? ‘내가 영화를 보는 눈이 부족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 감흥을 저작하며 다시금 영화를 봤을 때 이 영화가 왜 그토록 사랑받는지 이유를 깨달았다. 불호에서 호로 옮겨간 이 영화의 과정을 조금 나열하고 서술해보고자 한다.

처음 <중경삼림>을 보는 사람들이라면 무척이나 당황할 것이다. 금성무는 금사빠여서 처음 보자마자 임청하에게 치근덕대고, 같이 들어간 숙소에서 금성무는 혼자 영화를 보고 샐러드를 네 접시나 먹어치운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더욱이 마음속에서 거부감이 든다. 가게 종업원 페이(왕정문)는 양조위 집의 열쇠를 우연히 얻게 되어 그 집을 제 집처럼 드나든다. 집안의 물건을 바꾸고 옛 연인의 흔적을 지운다. 더욱이 웃긴 것은 눈으로 봐도 확연히 알겠는데 양조위는 전혀 못 알아챈다. 심지어 페이는 양조위가 마시는 물에 수면제를 타기도 한다.

“저거 범죄 아니야?” 영화를 보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이다. 위 모든 상황을 나열하고 객관적으로 보면 엄연히 범죄이고 서사적으로 보면 무척이나 개연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왜 이 영화는 사랑받을까? 수많은 의문 속에서 지내며 이 영화는 나의 발목을 오랫동안 잡고 있었다.


오랜 시간 영화에 대한 감흥을 저작하며 한 부분씩 도려내 생각해봤다. 우선 영화의 시각적 비주얼은 너무나 인상 깊다. 홍콩이라는 매력적인 배경,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짙은 필름 그레인, 프레임 레이트를 낮춘 타임랩스 등 다양한 시각적 볼 거리가 존재한다. 굳이 영화의 서사가 아니더라도 중간 중간 들어가는 비행기 장면과 홍콩의 배경만 봐도 시각적으로 압도되는 것은 영화의 명백한 매력이다.

영화의 시각적 압도감에 이어서 영화의 포인트가 되는 대사들을 살펴보면 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며 유통기한이 ‘5월 1일’인 통조림을 사며 금성무는 “만약 내 사랑에 유통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년 후로 적고 싶다.” 라고 말하며,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양조위가 집안의 사물들에게 말을 거는 대사들. 젖은 수건에게 울지 말라고 하며 야위어가는 비누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이러한 부분을 볼 때 인물들의 순수함을 찾아볼 수 있다. 네 명의 인물들이 행동하고 사고하는 방식이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 또는 기준에 의해서 이야기하고 사고한다. 어쩌면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의 한 단면이라고도 생각이 든다. 네 명이 가진 순수성, 그 캐릭터의 매력은 대사와 외형적 이미지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영화의 힘을 전달한다.

앞서 이야기한 순수성에 덧붙여 말하자면 이 영화는 홍콩이 반환되기 3년 전에 세상에 나왔다. 혼란스러운 시대 속 순수한 인물들이 얽히고설켜서 만들어 진 것이 <중경삼림>이다.
혼란스러운 시대라고 하면 지금이나 예나 변함이 없다. 우리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이 영화가 처음부터 받아들여지지 않던 이유는 표면상 드러난 서사적 전개에 대한 감정이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 인물들의 동기와 내면적 에너지를 살펴보면 말도 안 되는 서사의 전개가 납득이 간다. 단순히 ‘영화를 영화로 봐야해.’ 가 아니라 그러한 근거와 이유를 영화를 통해서 찾아본다는 것이다. 앞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중경삼림>을 필연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를 다시금 생각해 보자. 위에서 열거한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내 스스로가 <중경삼림>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이 복잡하고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순수함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그리고 물어보고 싶다. 여러분들은 <중경삼림>을 어떻게 보셨는지.

고승현
(단편영화 상영관 고씨네(Go-Cin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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