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영상미디어센터 2021 커뮤니티 워크샵 <프로젝.. - 2021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커뮤니티 지원사업 사업설..
 
관람 안내
상영시간표
현재 상영작
상영 예정작
지난 상영작
상영 후기
<영화로운 생활> 후기
모두레터

 
Home : 상영 : 모두레터
 
제목 [🌼모두레터 Vol.24] <사마에게> 전쟁과 일상, 인간의 존엄 상영담당자  |  2021.04.07  |  조회 16

전쟁과 일상, 인간의 존엄
와드 알-카팁  <사마에게>(2020)

이 영화는 2016년 7월부터 12월까지 시리아 정부군과 지원군에 포위된 채 저항을 이어간 알레포 시민들의 삶과 미래를 기록한 다큐로 중동 내전의 민낯을 서방세계에 고발한 로버트 피크스가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는 것을 다룬 다큐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와 죽음이 두렵기 때문에 전세계 분쟁지역을 취재한다는 분쟁지역 전문 김영미 PD와 많은 부분 오버랩된다. 영국 기자인 로버트 피크스가 3인칭 관찰자의 시선이라면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감독인 와드는 내전의 참화 속에서 아이를 임신하고 낳고 기르는 엄마라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폭력에 저항하는 존엄한 인간과 그것을 기록하는 또다른 자존이 담겨있다는 점이다.

시리아 내전이 일어난 2011년, 18살이었던 와드는 부모의 우려 속에 알레포 대학에 입학했다. 2016년 시리아 정부군과 터키, 러시아 등의 지원군이 시민혁명군의 본거지였던 알레포를 포위했을 때 그녀는 알레포대 경제학과 4학년 학생이었다. 평범한 그녀가 알레포를 떠나지 않은 것은 오직 촬영하고 기록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21세기 최대 인도주의적 재앙이라 불리며 오늘날 유럽사회를 풍비박산 낸 시리아 내전은 올해로 꼬박 10년이 되었다. 중동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의 연장선으로 시민들은 알 아사드 가문의 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를 요구했을 뿐이었지만 그들이 치러야 할 대가는 혹독했다. 1971년 시리아 대통령이 된 알 아사드는 2000년 그 아들이 물려받아 오늘에 이르기까지 50년째 집권하고 있는 가문이다. 시리아 정부는 학교와 병원을 파괴하는 데 주력했는데 이유는 의료와 교육을 차단시켜 반군지역을 죽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무장혁명군이 동알레포를 탈환하자 정부는 더욱 무자비해졌고 사람들은 하나둘 떠났다.

동알레포에 남은 의료진은 간호사로 지원한 의대생들을 포함해 32명뿐이었지만 그들은 무정부상태에서 병원 응급실과 학교를 세우고 일상을 살았다. 전쟁 중이지만 사랑은 싹트고 폭격 속에서도 아이는 태어나며 이웃과 음식과 유머를 나누기도 하는 일상. 이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을 지키기 위하여 인간은 얼마나 큰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 영화는 자다가 죽은 아이를 안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어미를 통해 보여준다.

“이게 우리가 갈 길이야. 험하고 멀긴 하지만 길 끝엔 자유가 있어. 함께 걸어가자.”는 프로포즈는 장밋빛 사랑과 인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반군의 의사가 기록하는 촬영자 와드에게 혁명을 함께 하자는 프로포즈였고 그들은 내전의 화마 속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폭격의 대상이 되는 병원에 보금자리를 틀어 행복을 일구었다. 그녀는 비록 철저하게 파괴된 도시였지만 그 틈을 비집고 자라는 식물과 꽃과 도시는 아름다웠다고 말한다. 울면서 요리하고 잠든 아이의 침대에 포탄이 떨어질까 떨면서도 공습과 학살 후 적막이 찾아오면 와드는 딸 사마를 안고 살아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죽은 이에 대한 산자의 증언을 찍으러 거리로 나간다. 떠나지 않는 것도 일종의 저항임을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보여주는 것이다.

운동권 의사 함자와 영상기록자 와드의 딸은 2016년 포위된 알레포에서 태어났고 공습없는 하늘, 태양과 구름이 떠 있고 새가 지저귀는 하늘을 꿈꾸었기에 ‘하늘’이라는 뜻의 ‘사마’라는 이름을 가졌다. 남편인 의사 함자는 어렵게 연결된 방송국 인터뷰에서 세상에 도와달라고 외치지만 국제사회의 도움은 요원했고 와드가 목숨걸고 촬영한 영상 송출에 성공해도 정부에 손쓰는 이들은 없었다고 말한다. 자국민들에게 사제폭탄과 염소가스를 쓰는 시리아 정부, 수류탄을 던지고 기관총을 발사하는 미얀마 군부는 이름만 다를 뿐 국가 폭력의 닮은꼴이다.

결국 마지막까지 알레포에 남아 저항했던 이들은 UN을 통해 항복하고 알레포를 떠나면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도시를 떠나왔다. 그녀는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쟁취하기 위해 싸웠다는 것, 오직 꿈꾼 것은 자유였고 그 투쟁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한다. 그녀가 자신이 사랑했던 도시와 혁명을 기억하기 위해 가지고 나온 장미화분은 잘 자라고 있을까.


전쟁은 정치의 가장 무능력한 얼굴이다. 지난 10년간 40만에 가까운 사망자와 660만 명의 난민, 교육받지 못하고 소년병으로 조혼으로 삶과 미래가 부서진 아이들이 넘쳐나는 시리아는 어쩌면 미얀마의 내일일 수도 있다. 국제사회와 정치인들을 움직일 수 없다면 왜 영상을 찍고 기록하는 것일까. 영국의 저널리스트 로버트 피크스는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에서 철저하게 파괴된 도시, 적막이 죽음처럼 깔린 시리아 알레포에서 자신이 기록하는 이유를 “기억하기 위해서, 마치 없었던 일인 것처럼 만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보통 전쟁영화를 말할 때 무기의 우수성, 스펙터클한 대형 전투신을 말하고 전략과 전술,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쾌감을 말한다. 전쟁은 일상을 파괴하지만 폭격으로 폐허가 된 곳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일상을 이어간다. 전쟁이 무서운 것은 죽음이 아니라 일상의 꿈과 사랑, 삶이 산산조각나 파편화되어 뒹구는 데 있다. 누군가 훌륭한 전쟁영화는 어느 정도 반전영화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쟁이 영화에서 액션으로 다뤄지는 한, 부서지는 일상이 아니라 공훈과 전적을 찬미하는 한, 폭격과 전투가 액션과 영상미로 다뤄지는 한 전쟁은 종식될 수 없다. 우리가 알던 삶이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전쟁의 본질임을 알아차려 절대적으로 반전을 말하게 하는 영화야말로 훌륭한 전쟁영화다.

평범한 경제학과 학생이었던 와드가 찍은 이 영상은 영화라기보다 기록이다. 이보다 더 숭고한 영화가 또 있을까 싶은 이 영화는 폭격 속에서 태어난 사마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고 한다고 말한다. 줌 아웃되는 마지막 장면, 폐허가 된 알레포 시가지를 사마를 안고 카메라를 들고 걸어가는 와드 모녀가 시리아의 미래고 인류의 자존이다. 알레포는 과거의 광주이자 현재의 양곤이다. 시리아 난민을 받아야 했던 일부 유럽 국가들은 난민의 부담을 덜고자 알 아사드 정부와의 관계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녀가 시리아 알레포에서 보낸 5년을 두 눈과 마음을 열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강미숙(소셜칼럼니스트)
  ▷ 의견 목록 (총0개)
 
아이콘
Selected Icon
목록
이전 [🌼모두레터 Vol.25] <영웅본색> 그 시절, 그 감성 새창으로..
다음 [🌼모두레터 Vol.23] <로마> 삶을 지배하는 유년의 기억
 
센터소개미디어교육영화상영장비대여시설대관창작지원원주영상미디어센터 찾아오시는길 다른 미디어센터 바로가기 링크  
센터로고-메인페이지 바로가기 센터정보-원주영상미디어센터 대표자 : 장승완    고유번호증: 224-82-62030 (26417) 강원도 원주시 원일로 139 (일산동 211) 4층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전화번호: 033) 733-8020    팩스: 033) 733-8111    이메일: wonjumc@wonjumc.kr Copyright(C) 원주영상미디어센터 All Rights Reserved 협력기관 배너-원주시, 문화체육관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