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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두레터 Vol.19] 불가항력의 움직임, <해피투게더 리마스터링> 상영담당자  |  2021.02.17  |  조회 71

불가항력의 움직임
왕가위 <해피투게더 리마스터링> (2021)
"다시 시작하자."

최근 들어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경험을 하고 있단 생각을 하고 있다. 최근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이 필름에서 디지털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개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장에서 <화양연화>와 <해피투게더>를 관람했다. 다신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나에게 천운이 주어진 것이다. 지금 이 시대로 비추어 돌이켜 생각해 보면 조금 아이러니하다. 만들어진 지 20년이 넘은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하고, 최신 디지털 기술이 집약되어 만들어진 SF 영화는 조그마한 모니터로밖에 볼 수 없는 현실이 이상하기도 하다. 아- 보는 기술마저도 OTT 플랫폼과 결합해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인가.

사실 이번 <해피투게더>의 극장 관람은 영화와 나의 첫 만남이다. 이전에 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 단순히 그냥 “왕가위”영화라는 정보 뿐이다. 그 어떤 최신 영화가 개봉해도 나를 극장으로 이끌 순 없었지만 <해피투게더>만큼은 극장에서 봐야겠단 일념으로 자리했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왜 이 영화가 20년이 지난 지금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해피투게더>는 왕가위가 기존에 만들던 영화의 배경인 홍콩과 가장 멀리 떨어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작됐다. 시나리오 없이 영화 제작에 들어가는 왕가위답게 그는 <해피투게더> 역시 ‘아르헨티나에서 3개월간 작업한다.’라는 내용만 가지고 장국영과 양조위를 데리고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왕가위는 아르헨티나에서 경미한 뇌졸중에 걸린 와중에도 이 영화의 촬영을 완료했고, 완성시켰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에서도 놓지 않았던 영화라는 것이다. 그에게 가치 있는 작업이었던 것만큼 관객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그런 영화를 감히 논해보고자 한다.

영화는 시작부터 절망이다. 연인 관계인 아휘와 보영, 두 남자는 관계 회복을 위해 아르헨티나의 이과수 폭포로 여행을 가기로 한다. 하지만 둘은 길을 잃고, 회복을 위한 여행이지만 기존의 관계는 더 악화된다. 그렇게 아휘와 보영은 멀어진다. 아휘는 홍콩으로 돌아가기 위해 탱고 바에서 문지기 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보영은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며 아휘의 마음을 짖밟는다. 그렇게 둘은 어긋난다. 그러나 일말의 사건으로 피투성이가 된 보영은 다시 아휘를 찾는다. 아휘는 그렇게 찾아온 보영을 돌본다. 돌봄의 과정속에서도 티격태격함이 있었고 결국 그 둘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러 장치를 걷어내고 나면 이 영화는 심플한 ‘연인 간의 이야기’다. 절망과 좌절, 회복에 대한 기대와 염원이 있었지만 아휘와 보영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는다. 보는 사람 해석에 따라 ‘비극’이 될 수도 있고 ‘희망찬 내일’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설명한 심플한 연인 간의 이야기를 포장한 비주얼적 요소를 살펴보면 역시나 ‘왕가위’스럽다. 특유의 광각 렌즈 구도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정취, 영화 속에서 교차하는 흑백과 컬러. 사실 이 모든 비주얼적 요소를 종합해 보면 만들어진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는다. 그 포장지는 너무나도 세련되어 시대가 흘러도 멋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홍콩을 영화에 담고자 했다. 97년 홍콩 반환으로 시끌벅적했던 그 시대에 이 영화는 태어났다. 수많은 기자가 왕가위에게 홍콩 반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을 때 그는 이 영화 <해피투게더>가 답이라고 말했다.

그것에 대한 아이템으로 영화 첫 씬에  BNO 여권이 등장한다. 이것은 영국이 홍콩반환 97년 이전에 홍콩인들에게 발급한 것으로, 영국에 6개월간 무비자로 거주할 수 있는 여권이다. 영국은 홍콩과 자신을 분리한 것이다. (최근 홍콩 사태로 인해 영국은 이 BNO여권에 대해 영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줬고, 중국은 이러한 영국 정책에 맞대응 하고자 BNO여권을 신분증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분리된 상황 속에 불완전한 두 청년 아휘와 보영이 있었고, 그 둘은 회복을 원한 것이다. 왕가위가 왜 이 영화를 97년 홍콩 반환에 대한 대답이라고 했는지는 쓰지 않도록 하겠다. 각자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왕가위는 시대를 읽고 자기 생각과 견해를 영화에 녹여냈다. 본인이 원하는 핵심을 잘 포장한 것이다. 그는 자신만의 비주얼 스타일을 통해서 역사적 맥락을 훑고 관객들에게 서사로 하여금 전달한다. 그것을 투영하는 매개물이 장국영(보영)과 양조위(아휘)인 것이다. 영화는 TV 드라마가 아니다. 인물의 행동으로 하여금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메시지를 얼만큼 잘 파악하느냐는 이제 관객의 몫으로 돌린 것이다.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할 일이 있단 것이다. 이것은 쌍방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마무리하자면 왕가위는 이 시대에 손꼽히는 씨네아스트로 다양한 작품을 관객들에게 던지며 자신이 사랑하는 홍콩에 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했다. 그는 보영의 대사를 빌려, “다시 시작하자”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통해 당대(當代)를 이야기했다. “다시 시작하자.” 이상하게 이 말이 오랫동안 맴돈다. 흐트러진 것을 바로 잡고, 다시 한번 나아가자. 그 길이 힘들지라도, 어려울지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폭포의 물이 불가항력으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듯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간다. 그 사이에 몸을 맡기면 나 역시 어디론가 흘러갈 것이다. 더 넓은 곳으로. 더 나은 곳으로. 땅끝에 슬픔을 두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 아휘처럼.

고승현
(단편영화 상영관 고씨네(Go-cin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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